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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로 만드는 따뜻한 세상 '스포잇'

2022.06.06

스포츠, 그중에서도 축구로 취약계층과 소통하는 사회적 기업이 있습니다.

새로운 세상을 만든다는 거창함까진 아니지만, 세상을 조금 더 따뜻하게 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죠. 스포잇은 참여와 협력이 얼마나 큰 힘이 있는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 동안 직접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 본 촬영은 방역지침을 준수하여 진행되었습니다.

"어렴풋이나마 사업을 구상한 것이 이때부터였어요.
부모님이 사업을 하셔서 자연스럽게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곳의 방식이 좋다는 것을 깨닫고 이 사회가 왜 이런 방식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고민했어요."

은퇴한 프로 축구 선수가 만든 사회적기업

한국 최초로 골키퍼로서 유럽 프로 리그에 진출한 권정혁 대표는 16년간의 선수 생활을 마치고 지난 2019년 스포잇을 창업 했습니다. 핀란드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시절, 그곳 선수들이 은퇴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자연스럽고 안정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업 기간이 길고 불안한 국내 축구 선수들과는 달랐기 때문입니다. 권정혁 대표는 언젠가 자신도 그러한 삶을 살길 바라면서도, 후배들 역시 느낄 은퇴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고 싶었습니다. 경쟁만 알던 30대 초반에 만난 핀란드는 권정혁 대표에게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해줬습니다. 단순히 복지국가로만 알고 왔지만, 생활하며 협력의 의미를 몸으로 깨달았습니다. 연봉과 경쟁이 아닌 협력이 좀 더 높은 가치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죠. 권정혁 대표는 이 시절이 인생의 가치관을 크게 바꿔 놓았다고 회상합니다.


“어렴풋이나마 사업을 구상한 것이 이때부터였어요. 부모님이 사업을 하셔서 자연스럽게 생각은 하고 있었지만, 이곳의 방식이 좋다는 것을 깨닫고 이 사회가 왜 이런 방식으로 돌아갈 수 있는지 고민했어요. 스포잇을 시작할 때도 방향을 그쪽으로 잡게 됐고, 그것이 사회적기업으로 오게 됐죠.”

대부분의 선수는 프로 축구 선수가 되더라도 1~2년 안에 관두는 것이 현실입니다. 은퇴하거나 은퇴 후에 할 것 없이 불안함에 떠는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해보자는 것이 권정혁 대표가 시작한 스포잇의 첫걸음이었습니다. 그들에게 정기적인 일자리를 주지는 못해도 스포츠를 배우려는 아이들과 연결해주는 플랫폼으로 운영하게 됩니다. 스포잇이 추구하는 진정한 협력이 시작된 것이죠.

"아이들이 프로 축구 선수 출신의 멘토를 만나 관심받으며 운동하면 적극적인 마인드가 생기고 실력도 늘어요. 축구부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전화가 온 적도 있어요. 어떤 아이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이 많이 늘었고 자신감도 생겨 너무 고맙다고요."


 

취약계층 아이들과 은퇴 선수를 잇는 플랫폼 구축

2년 남짓 지난 지금, 스포잇은 은퇴 선수와 유소년 축구 꿈나무 선수 혹은 동호인이 만나 가르치고 배우는 매칭 플랫폼 ‘모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또 영상 촬영과 아카이브를 활용해 선수들의 이적 혹은 학생 선수들이 진학할 때 필요한 하이라이트 동영상을 촬영, 편집해 판매하기도 하죠. 직접 풋살장을 마련해 취약계층 아이들의 축구 교육을 제공하는 드림 스타트를 운영하기도 하고요. 축구대회를 개최한다거나 취업 준비생을 위한 스포츠 직업 토크 콘서트도 진행합니다. 프로스포츠협회와는 여러 종목의 은퇴 선수를 위해 스포츠지도사 자격증 준비와 미디어 크리에이터 육성 과정을 운영하기도 했죠.

이 외에도 K리그 드림어시스트, KFA 레전드 클리닉, KFA 레전드 플레이그라운드 등 다양한 축구 관련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스포잇은 은퇴 선수와 유소년선수, 여자축구 등 스포츠분야의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21년 9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습니다.

“보람을 가지면 일을 잘하게 되고, 더 잘하고 싶어져요. 직원들도 마찬가지고요. 과거 축구가 돈 없는 사람들의 운동이었다면 요즘은 돈이 많이 들거든요. 축구 선수가 되고 싶은데 집안이 어려운 친구들이 꽤 있어요.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 2학년까지 아이들을 대상으로 연맹의 예산으로 사업 운영을 돕고 있어요. 아이들이 프로 축구 선수 출신의 멘토를 만나 관심받으며 운동하면 적극적인 마인드가 생기고 실력도 늘어요. 축구부 선생님으로부터 직접 전화가 온 적도 있어요. 어떤 아이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력이 많이 늘었고 자신감도 생겨 너무 고맙다고요. 그럴 때마다 행복하고 스포잇을 만들기 잘했단 생각이 들죠.”



유럽에서 배워 온 ‘협력’의 진짜 의미

사회적기업이긴 하지만 권정혁 대표의 요즘 고민은 ‘어떻게 수익구조를 만들어 회사를 성장시킬까’ 하는 겁니다. 회사가 성장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책임과 부담도 크니까요. 최근엔 대한체육회나 국민체육공단, 프로스포츠협회 등에서 홍보 마케팅을 위한 영상이나 블로그 운영 등을 통해 수익을 내기도 합니다. 이렇게 꾸준한 포트폴리오를 쌓아오며 지표를 만들어낸 덕분에 정부 지원 사업까지 활로를 넓히게 됐습니다. “창업자로서 가장 관심사는 생존이죠.

아무리 사회적기업이라 해도 생존이 안되면 가치창출은 불가능하니까요. 월급 주는 날엔 너무 홀가분해요. 매일 치열하게 일하고 월급날이 되면 내 일을 했구나 싶거든요. 계속 성장할 수 있는 이유는 모두 직원들이 잘 따라와 준 덕분입니다.” 
권정혁 대표는 스포잇을 통해 핀란드에서 보고 겪은 ‘협력’을 실천하려 합니다. 어느 분야든 그렇겠지만, 스포츠 분야에도 꼭 필요하지만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일이 많습니다. 스포잇은 이것을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협력해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다면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것이 바로 주식회사의 본질이기도 하고요. 회사를 구성하는 모든 사람이 공통의 꿈을 가지는 거잖아요. 저만의 꿈이 아닌 직원들이 동일한 꿈을 꾸고 그 꿈을 향해 나아가려 합니다. 같은 의미에서 저는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많은 분이 처음에 사회적기업이라 부담스럽지 않냐고 물어보셨거든요. 사실 저희는 서로의 월급 빼곤 모두 법인 계좌를 볼 수 있을 만큼 투명하게 운영하고 있어요. 직원들은 이런 것을 직접 보고 느끼다 보니 이제는 자신의 능력치 이상으로스스로 일을 찾아 하고 있어요. 고마울 뿐이죠.”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스포잇은 기반을 튼튼히 다졌습니다. 앞으로는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견고히 하는 것이 남아있습니다. 기본적인 사회 서비스를 제공해 사람들이 불평등을 느끼지 않는 세상으로 바꿔 나가고 있습니다. 스포츠가 모든 사람에게 닿도록, 공 하나로 바꿀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많은지, 스포잇은 협력으로 증명하고 있었습니다.

출처: 월간내일
글: 이지혜, 사진: 이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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